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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드라마/달콤한 나의 도시

[캡처스토리] `달나도` 영수, 김영수에 대해 이야기 하다

by 하진다이어리 2008. 8. 12.
#1. 은수, 영수의 초대장을 받다

은수는 나무 같은 남자 영수와 결혼하고 싶었다. 뿌리가 깊고, 잎이 넓어 은수를 편히 쉬게 할 그늘을 만들어 줄 것 같은 남자 김영수. 그런 영수가 갑자기 사라져 연락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은수가 찾은 김영수는 은수가 알던 김영수가 아니었다.
사람은 나타나지 않고, 친형 같이 지내는 홍이사도 시원한 답을 주지 않고 다만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데…

잠도 잘 수 없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숨이 턱에 차도록 뛰기라도 해야 숨을 쉴 거 같다. 그렇게 운동장을 뛰고 온 은수는 우편함에 넣어둔 기차표를 발견하다. 이거 혹시 영수가 보낸 것은 아닐까?

#2. 은수, 기차를 타다

은수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기차를 탔다. 기차가 출발하고도 나타나지 않았던 영수. 조용히 은수 옆에 와 자리에 앉았다.

#3. 영수, 영수의 미스터리에 대해 이야기 하다

"저는 김영수가 아니에요. 제 이름은 태경이에요. 유태경.
여름이었고, 강이었고, 술을 조금 마셨어요. 정확한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싸움이 있었고…
그리고 나는 정환이를… 내 친구 정환이를…."


영수는 쉽게 말을 잊지 못했다.

"스무 살은 갇힌 채로 살았어요. 정환이가 보고 싶었어요. 말하고 싶었어요.
죽은 너보다 나는 더 고통스럽다고…
그렇지만 그 아이의 스무 살을, 서른 살을, 마흔 살을 빼앗아 버린 게 나란걸…
고통받아도 그 고통으로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요…"


그곳에서 홍이사를 만난 모양이다.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 산에서 진짜 김영수를 만났다.

"살아야 하는 걸까? 나는 죽어야만 하는 걸까? 아무도 내게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 그때 그 형을 만났어요.
김영수. 형은 말했어요. 너에게 나를 주겠다고… 나를 가지고 살라고…
마음이 괴롭거든 너무 행복하지 말라고…
풀처럼, 나무처럼, 바람처럼 살아 있으니 그냥 살라고…
그렇게 살았어요.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사람이 아니라, 행복도 불행도 모르는 채로…"


#4. 영수, 돌이킬 수만 있다면…

"만약에 시간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정환이와 함께 있던 그 강가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만약에 돌이킬 수만 있다면, 정말로 단 한 순간이라도 되돌릴 수 있다면 비 오는 날 그 찻집 앞으로 가고 싶어요.
그럼 난 아무것도 보지 않았을 텐데… 창밖을 바라보던 은수씨를 보지 않았을 텐데…
그렇지만 봤어요. 은수씨를!
버릴 수도 멈출 수도 없었어요. 왜냐면 행복했으니까… 정말로 행복해지고 싶었으니까…"


영수는 이렇게 힘겹게 자기 살아온 날들을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