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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드라마/베토벤 바이러스

[캡처스토리] 강마에, 석란시장 취임식 회심의 4'33 그 후

by 하진다이어리 2008. 11. 29.

#1. 강마에, 석란시장 취임식을 화려하게 장식하다

새로운 석란 시장으로 당선된 최석균 시장.
취임식에 강마에가 애국가 조차도 연주해 줄 수 없다고 하자
단원들 월급을 결제하지 않으며 강마에와 대적하기에 이르렀었다.

최 신임 시장은 단지 강마에가 자기편에 서달라는 것을 원하는 것이라지만…과연 그럴까?

일전에도 두루미 사기 사건으로 고발하겠네 협작하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당사자는 정작 공금횡령을 한 사실이 밝혀지는 바람에 뜻을 접긴 했지만 말이지.

강마에는 시장의 핍박이 오기 전에 아예 다시 외국으로 나가서 활동할 생각을 했었다.
그 놈의 오합지졸들과 정만 안들었어도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새 강맘에는 단원들의 사정이란 걸 살피기 시작했다.
그래서 강마에는 시장 취임식에 연주를 해 주겠다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그대까지만 해도 강마에가 최시장에게 붙어서 딸랑이가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강마에는 취임식 당일에 존 케이지의 4'33 을 연주 하면서 최시장을 보기 좋게 물먹였다.
강마에는 그의 자존심을 지켰고, 시장은 웃음거리가 됐다.

#2. 강마에, 지휘자로는 해임되지만… 고문이 되다

취임식 날, 단단히 망신을 당했던 최시장. 그냥 넘어갈 그가 아니다.
만만치 않은 석란시장은 강마에를 해임하고 고문이란 자리에 앉혔다.
최시장이 굳이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가면서까지 강마에를 잡아 놓으려 한 건… 강마에의 명성 때문이다.

강마에를 대신해 새로 온 지휘자란 사람. 낙하산이다.
이것저것 감투 쓴 것이 많아 몸에 거드름이 배어 보이는데… 지휘는 제대로 할까?

아직 고문 자리를 수락하지도 않은 강마에를 찾아와 인사를 한다.
낙하산이니… 경력이니… 하는 말들 때문에 걱정스러웠던 신임 지휘자는
강마에가 그런 것 다 상관없이 '실력'만 중요하다고 하니 안심하는 눈치다.
사실 안심을 넘어 신났다.

강마에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닌데…
강마에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3. 새로운 지휘자에게 문을 걸어 잠그는 단원들

새로운 신임 지휘자. 시향단원들에게 딱 걸렸다.
파트보의 악보가 바뀐 것도 모르고… 연주 기법에 대한 해석도 없는 신임 지휘자.

이 단원들… 처음 강마에와 만났을 때도… 그 말투 때문에 들고 일어났었던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 이젠… 음악의 기본도 안된 사람이라니!
그들은 연습실 문을 걸어 잠갔다. 벌써 몇 주째인지 모르겠다.

신임 지휘자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단원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그 나름의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단원을 새로 뽑으면 된다' 인 것.

그 자리를 워하는 사람은 많으니 새로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으면 그만이다.
기존 시향 단원들에게는 청천별력 같은 일이지만 말이지.

#4. 강마에, 시장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리다

시장은… 강마에가 지휘자로 있는 걸 용납할 순 없어도… 그의 명성은 필요했다.
한마디로 뼛속까지 정치적인 사람이라고나 할까.

최시장을 부른 강마에. 최시장 생각엔 단원들 새로 모집하는 것 때문에 부르는 걸로 짐작했다.

강마에는 단우너들 새로 뽑는 것에 대해선 반대하고 나서지 않았다.
다만 한가지 조건이 있다고 제안을 한다.

자기가 들려주는 음악을 듣고 30초 동안 느낌을 5가지만 대면 시장이 원하는 모든 걸 해 주겠다고…

시장이 말한 건 겨우 세 마디. '아름답네요.','이쁘구요.','좋구요.'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겨우 3개. 그것도 무미건조한 단어들의 나열이라니…
강마에는 자기가 해 보겠다며 눈을 감는다.

연인이 보이네요. 이별을 앞두고 있어요. 서로의 마음을 생각해서 웃으며 떠나보내려나 봅니다.
꼬마애도 있어요. 엄마가 없어져서 한참을 찾았는데… 이제야 만났네요.
구두 닦는 할아버지도 보입니다. 오랜만에 솜씨를 부려서 활짝 웃고 있어요.
숨바꼭질하는 애들이 우르르 달려갑니다. 엄마가 저녁 먹으라고 부르고 있거든요.
고백을 할까 말까 전화기 앞에서 망설이는 소녀의 손가락도 보이고…
돈 한 푼 없는 여행자의 다 떨어진 운동화도 보이고…
먼저 간 아내를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좁은 어깨도 보입니다.

이 많은 느낌을 어떻게 세 마디로… 그렇게 건조하게 뭉개십니까?
시장님 혼자 그렇게 귀 막고 삭막하게 사는 건… 저 상관 안 합니다.
근데 문제는 그런 사람이 시장이 됐다는 거예요.
이 석란시에 사는… 이 음악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다른 사람들까지 시장님처럼 만들지는 말기 바랍니다.

그랬다. 강마에는 음악 속에 담겨진 무한 상상력으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위로를 하고… 위로를 받으며 살고 싶었다.
시향을 자신의 액세서리 정도로 여기는… 음악을 듣고도 느끼지 못하는 저런 사람과는 함께 할 수 없었다.

강마에의 말을 듣고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최시장. 이번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5. 일파만파 커진 일. 시장은 시향의 해산을 원했다

음악의 기본도 없는 새로운 신임 지휘자.
시향 단원들은 그를 연습실에 못 들어오게 문을 걸어 잠근 걸로 자신들의 위치가 풍전등화격이 되었다.
대로운 단원들을 뽑는다는 공고가 바로 그 이유.

시향단원들은 그저 신임 지휘자를 받아 들일 수 없다는 농성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시향을 아예 없애겠다는 말이 나오자 이들이 시작한 단순 시위는 철야 농성으로 이어졌다.

박혁권씨도 시향단원이니 함께 농성에 참여해야겠지만… 그럴 수 없었다.
여직까지 혁권씨 아내가 그가 하려는 일을 막은 적이 없었다.
멀쩡한 직장 다니다가 음악 하겠다고 했을 때도 이해했고…
시향에서 쫓겨나서 '마우스 필 오케스트라'에 있을 때도 이해했었다.
그러다 둘째 출산과 더불어 다시 들어가서 이제 좀 살만한가 했더니…
시향이 농성에 들어가면 수입이 뚝 끊겨 버렸다.

물가는 오르고… 전세금도 오르고…  아이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혁권씨 아내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폭발했다.
너무 힘들다고 말하는 혁권씨 아내를 혁권씨는 이해했다. 아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자기는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아내에게 그 무거운 짐을 지워준 것 같아서 말이지.

그런데 혁권씨 아내… 그런 말 해서 미안하단다.
지금까지 참아 준 것도 고마운데… 미안하다니! 사실 혁권씨가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혁권씨는 농성에 함께 참여하지 못하고 가정을 돌보기 위해 떠나려 결심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두 아이의 아빠로 책임을 다하고자 떠나려는 혁권씨.
강마에는 그런 혁권씨가 대단해 보인다. 자기 행복 생각 안 하고… 부인과 애들이 우선인 그가…

강마에 앞에 두 개의 서류가 있다.
하나는 혁권씨 사직서. 또 하나는 지휘자 실을 비우라는 공문.
게다가 시향 해산 관련해서 심의회의를 한다고 오라기까지…
강마에, 시향 해산 심의회의 참석하러 가는 길에 루미를 만났다.

강마에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루미 "선생님. 이제 그만 버티세요. 더이상은 못 보겠어요. 관두세요."

강마에
"괜찮아. 난!"

루미, 더이상 무슨 말을 할까?
거울 앞에 부끄럽지 않냐고… 도망간다고 사지로 몰았던 것이 루미 아니던가.
이런 상황이 되면 후회할 걸 알면서도 내몰았었잖아.
그러니… 루미가 어떻게 강마에를 말릴 수 있겠어?

강마에… 가려던 루미의 팔을 잡는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잡았다.
한동안 루미의 손을 잡았던 강마에는 아무 말 없이 가려던 길을 갔다.

그가 간 후에도 루미의 손에 그의 온기가 느껴진다.
강마에, 잘 버티고는 있었지만… 그도 누군가가 손을 잡아 주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닐까.
그 따스한 온기로 조금 더 버틸 용기와 힘을 얻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강마에는 루미의 따스한 온기를 받았고… 루미는 갑작스런 강마에의 행동에 '얼음, 땡' 놀이에 '얼음'이 걸려 버렸다.
루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6. 심의회의 후, 강마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다

강마에 심의회의에 갔다.
최시장은 서로의 논쟁을 중재하는 것 같지만, 강마에가 얼마나 괴로와 하는지를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혼자 싱글벙글 즐겁다.
회의석 맨 끝에…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던 강마에. 가방에서 CD를 꺼내 틀고는 헤드폰을 꽂았다.
이건 최시장이 원하는 모습이 아닌데 말이지…

헤드폰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들으며… 강마에는 꿈을 꾼다.
단원들과 함께 즐겁게 대화하며… 여유롭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그 시간을…
그곳에선 루미와도 편안하게 대화를 나눈다.

루미 "오랜만에 꿈꾸시는 거네요. 이런 날이 올까요?"

강마에 "아직까지는… 이제 그만 놔줘야지. 니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사직서'를 준비한다.
이번 사직서를 쓰는 강마에의 마음은 예전과 같지 않다.
그냥 맘이 안 맞고 뒤틀리면 가볍게 쓰곤 했던 그런 '사직서'가 아니었다.
'사직서'를 쓰는 펜 끝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강마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