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 드라마/식객

[캡처스토리] '식객' 운암정의 운명을 건 대결 '운암정' vs '마츠모토'

by 하진다이어리 2008. 9. 16.

#1. 한식을 세계화할 최고의 주제를 찾아라

마츠모토가 가장 탁월한 것은 요리 실력이다. 최배달이 유명해진 것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무림의 최고수들을 격파했기 때문인 것처럼, 마츠모토도 세계의 요리 고수들을 찾아다니면서 대결을 했었다.
이제 그 대결을 운암정과 하려 한다.

네 명의 요리사가 참여하여 애피타이저, 메인디쉬, 디저트까지 3단계에 걸쳐 심사하고 최종 승자를 겨루는 이번 경합의 결과에 따라 운암정을 지키느냐의 일본인의 손에 넘어가느냐의 중요한 기로에 서 있었다.
시식과 평가는 '세계 맛 평론가 협회' 회원과 위원장은 테드 오가 맡는다.
성찬은 봉주에게 경합에 함께 참여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민우가 그 자리를 메웠다. 민우가 비록 운암정에 등을 돌리긴 했어도 요리에 대한 열정과 운암정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 과연 봉주는 경합에 나타나 줄까?

#2. 경합1) 애피타이저

운암정
<흑미묵 겉절이 샐러드>
서양에 샐러드 문화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텃밭에서 자란 채소를 그때그때 따서 무쳐 먹는 소박 하면서도 정감있는 겉절이가 있다.
거기에 흑미로 쓴 묵을 버무려 부드럽고 은은한 맛을 추가한 우리 고유의 웰빙 애피타이저다.

<시금치 된장죽>
외국인이 선호하는 시금치. 소화를 돕고자 우리나라의 된장소스를 풀어서 썼다.

마츠모토
<광어구이 샐러드>

한국 고유의 새우젓에 나또를 갈아 넣은 드레싱으로 광어의 맛을 배가시켰다.
음식의 국적을 결정하는 것은 그 나라의 소스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한국 최고의 새우젓 소스를 나또로 업그레이드 시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초로 '막걸리 식초'를 사용하였다. '막걸리 식초'는 후계자 경합 때 봉주가 사용했던 것으로 오숙수에게 크게 칭찬받았던 초이기도 하다.

<누룽지죽>
한국 국민들이 사랑하는 누룽지를 가쓰오 국물에 끓여 한층 신선한 맛을 추구했다.

#3. 애피타이저 평가

"두 팀 모두 미각을 돋구고 소화를 돕는 애피타이저로 손색이 없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다만, 일본 측 애피타이저가 새우젓 소스와 막걸리 식초로 입맛을 돋우는 짜릿함을 보여 주었지만, 한국은 아쉽게도 다소 밋밋한 느낌이랄까?
맛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애피타이저 평가에서는 마츠모토 측이 30점 만점을 획득했고, 운암정은 29점을 받았다.

#4. 메인디쉬 경합전 나타난 봉주

성찬은 애피타이저 경합에서 지고 난 후 극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번 경합에서 진다면 성찬은 마츠모토와 손을 잡아야 함은 물론 운암정도 저들의 손에 넘어가고 마는 것.
봉주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성찬은 칼질하다가 그만 칼을 놓쳤다.

이때 등장한 봉주. 첫 번째 메인디쉬가 <랍스터 낙지볶음>이라는 말을 듣고 긴급회의를 요청한다.
봉주는 <랍스터 낙지볶음>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듯. 요리를 <랍스터를 넣은 떡볶이>로 바꾼다.
오래전부터 한식의 세계화를 염두에 두고 준비했던 자신을 믿어달라는 봉주. 그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봉주의 요청을 받아들인 운암정의 선택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5. 경합2) 첫 번째 메인디쉬

운암정 <랍스터를 넣은 떡볶이>
서양의 최고급 요리인 랍스터와 우리의 친숙한 요리 떡볶이를 결합 고추장 소스로 맛을 냈다.
한국 고유의 서민적인 맛에 외국의 식재료를 과감하게 결합한 완벽한 최고급 요리다.

마츠모토 <오징어 순대>
오징어 순대는 한국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속에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세계인의 입맛을 겨눌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미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일본은 우메보시와 날치알, 우엉을 사용해서 더욱 세련된 맛을 냈다.
일본 전통의 대나무 찜 기법을 사용하였다.

#6. 경합2) 두 번째 메인디쉬

첫 번째 메인디쉬를 마친 후 잠시 갖은 휴식 시간. 서로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것을 직감한 양측은 새로운 전략을 구상한다.
우암정은 성찬이 소고기 경합 때 사용했던 설도살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마츠모토측은 초를 바꾸겠다고 하는데….

운암정 <단호박 소고기찜>
한우의 가장 값싼 부위 '설도살'. 요리 경합에서는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부위지만….
한국의 된장소스와 과일 그리고 정성스런 칼질을 이용해 최고의 맛에 도전. 밤과 대추를 버무려 단호박 속을 채웠다.
태극무늬의 밥에 보쌈김치를 준비.
보자기에 복을 싸듯 우리나라엔 호박잎, 깻잎, 상추, 보쌈김치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재료를 하나로 뭉쳐 쌈을 싸 먹는 문화가 발달했다.
다른 맛을 내는 여러 가지 식재료가 섞이고 조화되어 한층 훌륭한 맛을 내게 되는 것.
바로 그런 한국 음식의 정신과 문화를 표현하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용한 소스. 이것은 오숙수가 마지막 순간에 넘긴 '시장'으로 만들었다. 장맛을 지키려는 선조들의 지혜와 장인정신을 담아서….

마츠모토 <한우 삼겹 메로구이>
한국의 전통방식으로 담근 된장에 한우 삼겹을 재워서 숙성시키고, 여기에 한국의 최고급 식재료인 자연산 송이를 곁들여 맛을 조화시켰다.
일본산 청주를 사용한 한국의 간장소스. 아마도 된장에 잰 고기맛과 어우러져 한층 더 풍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세계인이 사랑하는 쌀밥과 김치를 준비했다.
김치는 한국의 매운맛을 순화시켜 세계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바꿨다.

#7. 메인디쉬 평가

마츠모토의 <오징어 순대>와 <한우 삼겹 메로구이> vs 운암정의 <랍스터 떡볶이>와 <단호박 소고기찜>의 최종 점수는 29.5 대 30으로 운암정이 승리했다.

테드 오 위원장의 평을 듣자면….

"도저히 점수 차를 낼 수 없는 박빙의 대결이었습니다. 한가지 지적을 하자면 일본 측 장 소스에 대한 아쉬움이었는데요.
한국식으로 장은 담갔지만 아마 다른 기후와 무, 자연환경의 차이 때문에 한국 측의 된장 시장 소스의 깊은맛을 따라가기에는 0.5%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우 아쉽지만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8.  경합3) 디저트

운암정 <다래편과 약차> vs 마츠모토 <화과자와 한라봉 샤베트>
모양은 청포도인데 키위 맛이 나는 떡과 한국의 틀에 일본을 담은 화과자의 평가는 0.5점 차이로 운암정이 앞섰다.

"역시 한식의 마무리는 과자나 차가운 샤베트보다는 부드럽고 따뜻한 떡과 차가 더 어울렸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로써 3단계로 진행된 경합의 총점은 동점이다. 과연 승자를 어떻게 가릴 것인가?

#9. 최종 우승은 시식단의 평가로….

최종 종점인 상황에서 평가단은 의논 끝에 내빈으로 참석한 주한 대사 부부에게 최종 평가를 맡겼다.

"여러 나라에서 오신 주한  대사 부부들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들과 함께 시식을 같이하셨습니다.
저희가 긴장 속에서 음식을 분해·분석·평가하는 동안 이분들은 자유로움 속에 마음껏 음식을 즐기셨으리라 봅니다.
저희가 놓쳤을지도 모르는 맛의 기쁨과 즐거움에 대해서 그 평가를 이분들께 드리고자 합니다.
어쩌면 가장 소중하고 진정한 평가가 될 것입니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린 결과 내빈 시식단은 마츠모토에게 9.7점을 운암정에게 9.9점을 주었다.
환호하는 운암정 사람들. 이로써 운암정을 지킬 수 있게 된 것.

"우리 운암정 찾았어."라며 뜨거운 포옹을 나누는 성찬과 봉주.

이제야 성찬도 봉주도 오숙수의 무덤 앞에 바로 설 수 있을 터. 오랜만에 형제로 돌아온 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