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 드라마/남자 이야기

이젠 '남자이야기'와 헤어질 시간

by 하진다이어리 2009. 8. 20.

김신 박용하
가난하고 힘없는 편에 섰던 정의를 구현한다는 거창한 포부라기 보다는…
많이 갖진 않았지만… 많이 배우진 못했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에게서 인생을 배우기 시작한 그가
주먹이 아닌 마음으로 사람들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이 가슴 훈훈하게 만들었다.

그다지 무명이지도… 아주 유명하지도 않았던 박용하.
'겨울연가'에선 배용준과 최지우의 배경이 되어주고…
'올인'에선 이병헌과 송혜교에게 멋진 OST를 선사했던 그. 박용하.
아마도 그의 일본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그가 '올인'의 주제가를 불렀다는 데서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나도 그때 무척 놀랐었다. '올인'의 탄탄한 내용에 영화를 방불케한 촬영 수준의 배경에 깔린 그 노래의 주인공이 누군지 늘 궁금했었는데…
그 주인공이 가수도 아닌 박용하 였다는 사실이 드라마가 끝난 후에 밝혀지면서 잔잔한 충격과 감탄을 자아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올인'의 인기를 등에 업고 일본을 향했던 그가… '온에어'의 까칠한 감독으로 돌아왔다.
'온에어' 하면 여자로는 김하늘이… 남자로는 박용하가 떠오른다.
물론 송윤아도 예뻤고, 이범수도 멋지긴 했다. 그래도 까칠한 박용하의 은근한 매력을 잊을 수 없다.
송윤아와 서점에서의 예쁜 키스신도 잊을 수 없다. Gooooooooooooooooooooood!

박용하는 영화 '작전'에 이어 '남자이야기'에 출연하면서… 너무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 식상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영화 '작전'을 찾아서 봤다.
영화 '작전'은 주식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그닥 짜임새 있어 보이지 않았다.
주식에 대한 정보를 준 것도 아니고… 주식에 '작전'이란 것이 들어갔을 때 어떤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지도 이야기 해주지 못했다.
차라리 드라마의 반에 약간 못미치는 부분을 차지한 드라마 '남자이야기'가 훨씬 더 짜임새 있게 느껴졌다.


'남자이야기'는 얼핏 보면 김신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비열한 강자에게 당당히 맞서는 열혈청년 김신의 활약상을 부각 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나 난 채도우 김강우의 매력에 홀딱 빠져 있었다.
김강우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
"시청률이 높진 않지만,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저를 욕하거나 하진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라고…
내가 바로 그 사람들 중 하나다.
채도우 김강우를 결코 욕할 수 없는… 아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김강우는 정면 컷 보다는 약간 측면 컷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은수를 바라보는 눈빛은 한없이 촉촉하고 부드러웠고…
작전에 들어갔을 땐, 그 누구보다도 차갑고 냉정했다.

김강우는 '남자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100%이상 발휘한 게 아닌가 싶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새롭게 눈에 띈 인물은 아마 마징가 헌터 박기웅이 아닌가 싶다.
많은 드라마에서 편집증을 앓고 있는  환자를 묘사했었다.
사회성은 심하게 떨어지지만 어느 한군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천재성을 지닌 캐릭터.
그다지 많은 작품에서 만나진 못했지만 그는 이번 '남자이야기'를 통해 박·기·웅 이란 이름 석자를 제대로 인식시키지 않았나 싶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더 많은 사진을 닮고 싶었으나 늘 저 자세를 유지했던 탓에 조금 밖에 이미지를 넣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은수는 참 예뻤다.
채은수 한여운. 채도우가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
김신을 사랑했던 여자 채은수 한여운.

그녀를 처음 본건 아마도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파티쉐를 꿈꾸는 사투리 쓰는 어린 아이가 아닌가 싶다.
김삼순이 인기가 좋았던 탓에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았으리라.
그러던 그녀가 KBS '서바이벌 스타오디션' 에 등장해 좀 놀랐었다.
그곳에 나의 '꽃남' 김범이 고3으로 출전했었다. 발재정도 있었고…
내 기억으로는 그녀가 최종 2인에 올랐었다.
비록 1위는 못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었다.

그러던 그녀가 '황금신부'에서는 슈퍼주니어 김희철과 커플로 등장하기도 했다. 거기선 별로 눈에 띄지 않았는데…
영화 '라디오스타'에도 잠깐 보이기도 했다. 아주 잠깐이긴 했지만 그녀는 가슴 울리는 연기를 제대로 해냈었다.

'남자이야기'를 보며 은수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커다란 눈망울. 표정이 제대로 살아있는 연기. '남자이야기'의 은수는 참 예뻤다.



2009년 4월 6일 시작해서 6월 9일에 끝난 이 드라마를 난 이제서야 내려 놓는다.

이미 본방을 통해서 다 본 이야기를 다시 돌려보면서도 난 긴장했었다.
초반엔 김신이 뭔가 제대로 채도우에게 들이대지 않을까 기대했었고…
후분부에선 채도우에게 무슨 복안이라도 있겠지… 크게 한번 터뜨릴 반격이 있겠지… 싶어서~

이미 결론이 난 이야기를 마치 처음 대하는 것인 양…
난 그렇게 '남자이야기'를 다시 만났고 이젠 작별할 시간이 왔다.

좋은 작품에 좋은 배우들을 만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들에게 작은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그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

다음 세상에 다시 나타날 채도우와 김신의 '두번째 남자이야기'를 기대하고 싶다.
아무리 봐도 그들의 이야기는 끝이 아닌 것 같기만 한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