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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에 제대로 한방 먹다

하진다이어리 2015. 2. 18. 00:29

전에도 고백한 바와 같이 나는 현빈의 고정 팬이 되기로 한 사람이다.

 

그래서 여전히 난 본방사수를 하고 있다.

 

그 와중에 예전에 좋아했다가 애정이 식었던 김래원이 다시금 심금을 울려 몇자 적어보고자 한다.

 

 

 

 

SBS '펀치'는 그다지 기대작은 아니었다. 김래원도 그렇고 김아중도 그렇고 최근에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다.

 

무심코 보기 시작한 '펀치'는 첫회부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몰입감을 이끌며 스토리를 풀어 나갔다.

 

섣부른 예견이 무색하게 할만큼.... 다음엔 어떤 이야기로 반전을 준비했을까, 기대하게 만든 드라마다.

 

 

 

 

 

마지막회가 해피엔딩이 되리라고는 생각했었다.

 

시한부 인생의 박정환(김래원 분)의 죽음을 막을 순 없지만, 신하경(김아중 분)이 어떻게 소생할지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

 

마지막에 반전을 보이지 않을까 싶었던 호성(온주완 분)은 결국 불의에 타협하는 인간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윤지숙(최명길 분)을 향한 마지막 칼자루인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최연진(서지혜 분)에게 넘어갔을 때는...

 

설마 마지막 반전으로 배신하는 게 아닐까 걱정스런 맘이 들 정도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정말 끝까지 심장을 쪼그라들게 만든 '펀치'에 오랜만에 만족스럽게 '웰메이드' 대열에 올려놓고 싶다.

 

 

 

 

영화 '강남 1970'을 찍으며 감량에 들어간 김래원은 이번 드라마 '펀치'를 하면서 뇌종양에 걸린 신한부 환자의 측은하면서도 강단있는 모습을 멋지게 살렸다.

 

"아! 내가 김래원을 이래서 좋아했었지"를 다시금 생각나게 했다.

 

이번 작품 '펀치'는 사실상 어느 배우의 연기력이 뛰어나고 아니고의 문제는 아닌 작품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역시 대세는 '콘텐츠'다.

 

'펀치'의 작가 박경수는 이미 '추적자', '황금의 제국'으로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후 작품이 벌써 기다려진다.

 

 

<이곳이 궁금하다-비리의 온상 중국집>

 

 

 

 

이들은 늘 짜장면을 비비며 모의를 했다.

후루룩 짭짭 비벼대는 그들의 손놀림 후엔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는 모의만이 존재했을 뿐이었다.

 

총장실에서도 비비고, 중국집에서도 비볐다. 왜 짜장면은 질리지 않는 걸까?

 

너무나도 친근한 접근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더 나쁜 사람 이태준(조재현 분)>

 

 

악의 축 이태준은 박정환에게 온갖 더러운 심부름을 시킨 후 .... 박정환이 뇌종양 수술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가차없이 정환을 버리고 조강재(박혁권 분)를 새로운 심부름꾼으로 삼았다.

 

그후 조강재도 온갖 비리가 드러나며 힘을 잃자 호성(온주완 분)과 연진(서지혜 분)를 옆에 두지만, 호성은 이태준보다 덜 나쁜 윤지숙(최명길 분)의 하수인 이었고, 최연진은 박정환의 움직이는 행동대장이었다.

 

천하의 이태준도 자기집이 새고 있는 줄은 몰랐던 것.

 

 

<덜 나쁜 사람 윤지숙(최명길 분)>

 

 

 

악의 축 이태준을 잡으려 나선 법조계 공주님 윤지숙. 늘 호성이에게 이태준을 치기 위해 도와야 한다며 감언이설로 꼬득인 인물이다.

 

윤지숙의 꼬리는 그의 아들 이상영(이중문 분) 때문에 발목이 잡힌다. 아들의 병역 비리를 감추기 위해 박정환을 엮어 넣었고, 끝내는 신하경을 자신이 운전하던 차로 치기까지.

 

차장 검사의 말처럼 "괴물을 잡으려다 괴물이 된 인물"이다.

 

법조계 집안 출신에 고생한번 안해본 윤지숙은 모든 잘못은 남탓으로 돌리는 재주가 있었다.

 

 

<남편 때문에 변해가지만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던 신하경(김아중 분)>

 

 

 

하경은 정환에게 반해 먼저 청혼했던 사랑에 적극적이었던 인물이다.

 

하지만 남편 정환의 법을 벗어난 행동을 참지 못하고 먼저 이혼을 요구했던 하경은 정환이 뇌종양 선고를 받고 자신의 죄를 책임지고 가려는 모습을 보며 정환이 하는 일을 발벗고 돕기 시작했다.

 

하경은 처음엔 윤지숙을 철썩같이 믿는 인물이었다. 윤지숙을 정의로운 인물로 봤던 것. 그러다 정환이 비리를 파헤치려는 일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윤지숙이 또다릉 악의 축이란 사실을 알고 변하기 시작했다.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참아내며 이태준과 윤지숙의 비리의 증거를 찾아나선 정환을 바라보던 하경은 죽음이 얼마남지 않은 정환의 죽음 앞에서 또다시 혼인신고를 하고는 "같은 남자에게 두번 청혼하는 여자는 나 뿐일꺼야"라며 정환의 마음을 위로했다.

 

결국 윤지숙의 병역비리를 증명하는 브로커의 녹취파일을 손에 넣은 하경은 또한번 순진하게 윤지숙의 거짓 자백을 믿으려다 결국 윤지숙의 차에 치여 사경을 헤매기도 한다.

 

<늘 실리만 취할 것 같은 최연진(서지혜 분)>

 

 

 

늘 얻을 게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계산적인 검사 최연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공공연한(?) 출생의 비밀을 가진 가슴 한구석이 아픈 여자다.

 

박정환에게 여러번 청혼했으나, 일 외에는 곁을 두지 않은 박정환의 일관된 모습에 연애가 아닌 일로 찰떡궁합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늘 얻을 게 있어야 움직이는 최연지이기에 윤지숙이 신하경을 치고 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메모리를 손에 쥐었을 때... 죽음을 코앞에 둔 정환을 위해 그것을 써 주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이 들게 끔 했다.

 

늘 꼿꼿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서지혜는 최연진으로 깔끔하게 변신했다.

 

 

<반전을 기대했으나 변질로 가버린 호성(온주완 분)>

 

 

 

호성이 처음부터 윤지숙을 비호하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러나 어쩌다 윤지숙의 아들 이상영(이중문 분)의 병역비리를 감추는 일에 엮이면서 윤지숙을 돕게 된 인물이다.

 

그의 선택은 늘 그랬다 "더 나쁜 사람, 덜 나쁜 사람 중 택1".

 

정환과 하경과 절친이었던 호성은 누구보다 곧았던 인물이었다. 그래서 늘 기대했었다. 윤지숙이나 이태준을 배신할 카드 하나 쯤 꺼내들지 않을까?! 라는.... 하지만 호성은 끝까지 윤지숙을 돕다가 결국 살인미수은 은폐하려는 혐의로 징역을 선고 받게 되는 인물이다.

 

 

<미워할 수 없었던 악인 박정환(김래원 분)>

 

 

 

 

만약 박정환이 뇌종양 선고를 받지 않았다면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살았을까?

 

만약 자신이 뇌종양 수술에 실패했을 때 이태준이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몰랐더라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려는 행동을 하려고 했을까?

 

그는 마약류의 약물에 의존해야할 정도의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뇌종양의 고통을 견디며 고위 공직자인 이태준과 윤지숙의 비리를 증명하려 동분서주했다.

 

항상 용의주도한 명석한 두뇌는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든다.

 

갈수록 병약해져 가는 김래원의 모습은 정말 환자라고 생각할 만큼 안스러웠다.

 

 

촬영장에서 스텝들과 대화를 나누며 환하게 웃는 김래원. 저렇게 말라도 될까?

 

박정환은 마지막 숨을 거두며 사경을 헤매는 하경이에게 자신의 심장을 넘겨주고 떠난다.

 

 

 

다시금 김래원의 명연기를 보게 되어 반갑다. 

 

생각지도 못한 '펀치'에게 강펀치를 맞아 행복한 하루..... 설 연휴를 뭉클하면서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사진=SBS '펀치' 공식 홈페이지 <현장스케치>